` 고향의 봄 `


앞마당의 살구꽃, 앵두꽃, 복사꽃, 명자꽃이 모두 피어

등을 달아놓은 듯 환합니다.

담장넘어 아무도 살지 않는 집 정원에도

꽃들이 한꺼번에 까르르 웃어제끼는 바람에

목련도 화들짝 놀라 온 등을 다 켜들고

며칠째 우리집을 비춰줍니다.


모두가 잠든 봄밤에 수다가 한창입니다.

살구나무는 하이얀 팝콘처럼

다닥 다닥 달라붙어 제각기 뽀얗다 뽀얗다 재잘댑니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봄 밤에

누군가의 가슴 속에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야말로 얼마나 황홀한 일인지요


지난 가을 단풍나무 몇 그루를 모아 심어 놓고

아가의 웃음처럼 곱다 곱다 하다간

낙엽이 져선 기억조차 없었던

그 단풍나무 눈에도 꽃눈이 왕왕 터져 나왔습니다.


겨울 세찬바람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나와준 고 꽃눈이 대견스러워

자꾸만 자꾸만 두 눈이 붉어지지만 부끄럽지 않아요

봄밤에 저만 앞마당에 있거든요.


살구가 재잘대고, 앵두가 재재거리고,

바둑이가 무어라 무어라 대꾸하고....

복사꽃 자꾸만 내 눈길을 잡는데


그 아름다움 속에 당신이 자꾸만 자라갑니다.

내 가슴 가득가득이 말이에요.

당신 언제 올거에요 ?

곧 오실거죠,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