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기로 한다.
요즘 아내가 하는 걸 보면
섭섭하기도 하고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접기로 한다.
지폐도 반으로 접어야
호주머니에 넣기 편하고
다 쓴 편지도 접어야
봉투 속에 들어가 전해지듯
사소한 감정 따윈 접어 두기로 한다.
하찮은 종이 한 장일지라도
접어야 냇물에 띄울 수 있고
두 번을 접고
또 두 번을 더 접어야
종이비행기는 날지 않던가.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지 않던가.
그렇게 반만 접기로 한다.
반에 반만 접어보기로 한다.
-박영희 님-
그렇습니다.
접고 살줄 알아야 합니다.
머리 치켜들고 겨루기만 한다면
삶은 늘 버겁기만 할뿐이지요.
한 수 접지 못하고
대쪽 같이 곧기만 하다면
삶은 춥고, 멋없고 뻣뻣하기만 할 것입니다.
이 겨울을 좀 더 따뜻하고
멋과 여유를 가지려면
접기의 달인(?)이 됩시다.
접기에 인색한 사람이
관용, 양순, 용서... 와 같이
거창한 일을 이루었다는 말을
여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옹졸한 생각에다
날씨조차도 우릴 조여 올 때에
우린 접어둡시다.
- 김찬주 '넷향기' 전무 (새벽편지가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