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부자 엄마의 육아기
예쁜 보석들을 한 손에 쥔 듯
임은실(제3여 선교회)
나름 전문(?) 분야라 만만하게 생각 했던 다섯째의 분만은 예상외로 꽤 힘들었다.
넷째를 15분 본 진통 후 낳았던 터라 이번은 혹 병원 가는 도중 차 안에서 분만 할 수도 있다는 하지 않아도 되었을 괜한 걱정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진통이 10분 간격 일 때 병원으로 일찌감치 출발, 새벽 12시 가량 병원에 도착해 자궁 문이 2~3 cm열린 상태 확인 한 후 그때부터 빠른 분만을 위해 foothill병원 5층 51병동 내부를 샅샅이 훑으며 돌아 다녔다.
예상외로 힘들었던 분만
2시간 후 새벽3시 가량 자궁 문이 5~6cm, 나의 분만 history로 보아 출산이 임박하다 판단, 비교적 좁고 불편한 분만대기실에서 깨끗하고 쾌적한 1인 분만실로 옮겨 주었다.
그 후 1시간 간격으로 Walking후 check를 반복했다. 그런데 어찌된 것이 새벽 4시 5시 6시 계속 5~6cm이다. 신랑은 개인 분만실 긴 소파에 뻗은 지 오래다.
예상 보다 진행이 느리자 7시에 양수를 터트리러 가겠노라시던 Dr.양반 10시 30분이 되어서야 오셨다. 늦게 왔어도 얼마나 반갑던지, 양수를 터트리자 바로 본격적인 진통이 걸려 11시경 분만 bed에 누웠다. 곧바로 check후 간호사님 말씀이, 5~6cm yet!
Oh, my God!! 이렇게 아픈데 아직 5~6cm라니!!
진통이 올 때마다 "Entonox" 라고 하는 Gas마스크를 쓰게 해서 처음 몇 번은 완전 기분이 해롱 해롱, 고통을 좀 덜어주는 듯 했다. 그러나 진통이 점점 세지니 그것도 별 소용이 없었다.
그 다음엔 주사로 "Narcotics"라는 진통제를 투약 해주었지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교회 집사님들 말씀에 ‘Epidural’이 제일 센 거 라고 하셔서 epidural, epidural 하며 징징거렸다.
그렇게 그렇게 고통의 시간이 끝이 없을 듯 했지만, 마침내 12시 44분,
우리 아기, Carole이 3.91kg의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와 주었다.
너무도 고맙게도, 너무 예쁜 모습으로--. Dr.가 she's pretty, she's pretty를 연발했다.
41살의 노산인 관계로 5개월 때 Dr.가 유전자 검사를 하겠냐고 물어 왔다. 늘 그랬듯이...
사실 한국에서 첫째 시온이를 34살에 가졌을 때부터 늘 들어오던 말이다.
그렇게 평소 믿음이 썩 훌륭하지 않은 우리 부부가 어찌된 건 지 혹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건강하지 않은 아기를 주셨더라도 이 아이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엔 의견 일치를 보았다.
예쁜 모습으로 온 캐롤
그때 이후 둘째 선이부터는 아예 병원 두 세 번 째가는 날이 아이 낳는 날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다섯째carole을 임신 하고 있는 동안 자주 자주 혹 건강 하지 않은 아이를 낳으면 어쩌나.. 이런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곤 했다.
그런데 예쁜 새를 품어오신 친정 엄마의 태몽처럼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목소리도
우렁차게 응애 응애… 배속에서 유난히 찬양을 들을 때마다 심하게 뛰놀아 이름도 joyous song이란 뜻의 캐롤이라 지어 논 터다. 그 숨은 의미도 small but strong woman, 너무 마음에 드는 이름이다.
생각지 않았던 셋째가 생긴 후로 아이 하나 하나 늘어 갈 때 마다 공짜로 보물 하나씩 선물 받는 기분이다.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르락 내리락 웃었다 울었다 하지만, 하나님 주신 선물들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다. 가지가지 색깔의 아름다운 보석들을 한 손에 가진 기분이랄까? 온 가족이 함께 거실에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낼 때 마다 아이들 하나 하나의 귀엽고 사랑스런 표정, 몸짓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생각이 절로 난다.
차분하고 침착하고 배려심 많은 반면 숫기 없는 시온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사람들 앞에서 서스럼 없는 밝은 성격의 선이가 보충해 주고, 덜렁덜렁 실수 많고 운동신경제로인 선이에 비해, 셋째 룬이의 매사 다부지고 탁월한 운동신경은 아빠의 자랑이다.
나이에 비해 의젓하고 엄마 심부름은 도맡아 하는 싹싹하고 영특한 넷째 준이, 과연 우리 다섯째 캐롤은 어떨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서로의 이권(?)다툼으로 싸울 때도 많지만 싸우면서 포기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등 사회 적응에 필요한 여러 법칙들을 일찌감치 집안에서 지네들끼리 터득 하게 되는 것도 같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들
혹 아이를 많이 가지려고 계획중인 신혼부부에게 포기 해야 되는 몇 가지를 말해 주고 싶다.
1. 깨끗하고 쾌적한 집안 10분 이상 유지하기
2. 조용하게 사색하며 교양 있게 여유 있는 시간 가지기
3. 멋드러진 정장 차려 입고 함께 외출하기
4. 외식해서 음식 맛 음미하며 먹기.
5. 부드럽고 교양 넘치는 목소리로 말하기
가장 중요한 여섯 번째는, 하나님께 자주자주 안 아뢰기. 정말 속에서 이런 게 올라 올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 마다 내 성질을 다 부리다 보면 과연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집안 분위기가 어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리고 집안 구석구석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너무 너무 많다. 하물며 바깥세상은, 나의 짧은 손은 결코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다. 다만 모든걸 하나님께 맡길 뿐이다.
돌아보니 항상 우리에게 맞는 길로 하나님께서 인도 해 주셨다. 어쩜 조금 부족하게,
어리석은 우리가 자족하여 쉽게 주님 손 놓지 않게, 주님만 의지하게,
캐롤 낳고서도 미역국은 거의 직접 끓이지 않아도 될 만큼 여러 집사님들께서 한 솥씩 끓여
갖다 주셨다. 일 하시면서 어쩜 나보다 더 피곤하고 지친 몸으로 그렇게 해 주시니
감사하다는 말밖에. 다만 나도 그 누군가 나의 도움이 필요한 그이에게 사랑의 빚진 자로서 따뜻한 손 내밀어야 되리라.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이런 기회를 빌어 캘거리 순복음 중앙 교회 모든 식구들께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다섯 아이와 저 그리고 할아버지, 모두식구들의 편안한 캐나다 생활을 위해 힘들고 위험한 지붕공사를 마다치 않고, 나날이 말로다 다 못하게, 나와는 차원이 다르게, 고생 하는 우리신랑 이시명 씨에게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 여보, 아빠,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