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두만강 변에서 탈북자들을 위해 사역하시는 가조 선교사가 선교 현장에서 보내온 편지입니다.
북한 선교에 관심을 갖는 주변의 모두들에게 알려주셔서 같이 기도하고 같이 은혜 받았으면 합니다.
예랑 선교회 문서 선교부
http://yer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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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에 인기척이 있어 사립문밖을 내다보니 입성이 남루한 것이 언뜻 보기에도 북조선에서 온 것이 여실했습니다.
내 얼굴은 본 여인은 "여기 오면 살콰준다고 해서 왔수구마."
목으로 기어 들어가는 소리였습니다.
간밤에 개 짖는 소리가 심하더니 그 무서리를 다 맞고 온밤을 세었는가봅니다.
나는 소리 없이 문을 열어주며 "쉬!" 하고 한 쪽을 가리켰습니다.
그곳은 군불을 땔 수 있도록 만들어서 제법 훈기가 도는 토굴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아래채에 있는 동료선교사에게 가만히"손님 오셨소" 하고 아무 일도 없던 양 기도 굴로 들어갔습니다.
이 것이 그녀와 내가 만남의 시작이었습니다. 벌써 삼년 전의 일입니다.
그 때 애가 둘 있다고 했습니다. 굶겨 죽일 수가 없어서 구걸 질을 하다가 풍문에 듣고 왔다는 것입니다.
서른 대여섯은 됐으리라 싶었습니다.
성이 김가라고 했습니다.
훗날 알았습니다만 청진에서 무슨 대학을 나왔다고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오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얼굴은 붓고 오이 꽃이 핀 것이 속병이 가득하게 보였습니다.
그후 철이 바뀔 때마다 그녀는 이 곳을 드나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다 그렇듯이 그녀도 갈 때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고 짊어지고 갔습니다.
그녀가 한번씩 올 때마다 한 두 주일은 머물다 갔습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예배드릴 때도 그녀는 전혀 무관심한 체 한쪽 구석에서 딴전만 피웠습니다.
그녀는 도무지 말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도 예수 믿으라는 말을 한번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해가 지나고 다시 서리 가 내릴 때쯤이니까 한 일년은 지나서였습니다. 그러니까 그 동안 서 너 번은 왔다 간 것 같습니다.
하루는 그녀가 내게로 다가와서 "선생님 나 성경책 좀 달나요. 나도 예수 믿겠쑤구마"
이렇게 그녀의 신앙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새벽 그녀는 무서리에 옷을 젖으며 떠나갔습니다.
사립문을 나설 때 나는 처음으로 그녀에게서 미소를 보았습니다.
이슬매친 눈으로 애써 미소를 지었습니다.
"선생님! 우리 청진에도 한번 오시오" 하는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가 주의 명령처럼 들렸습니다.
" 그래 이제 나도 저 북녘 땅으로 들어가야 한다. " 그녀가 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중얼거렸습니다.
그녀의 짐 속에는 30여권의 소형성경이 들어 있습니다.
아버지여! 저 여종을 보호하소서!
두만강 변에서 가조 선교사가 써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