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일 기도/書案유요한
고난일
하늘과 땅 사이에
매달려 죽으심으로
나를 위해 지신 주님의 십자가 밑에
엎드립니다.
은 삼십 냥을 거머쥔 채
배신의 입맞춤하는
유다의 돌린 등에 검은 그림자
야음에 내린 이슬은 도적이 마신 술처럼
가야바와 빌라도의 뜰에 불의한 법정을 혼란으로
취하게 하고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환영을 하던 이들이 돌변하여
십자가 처형을 외치는
이성을 잃은 무리들
로마 군병들의 채찍에 찢겨나간 살점
흐르는 피 냄새에 질린 제자들
비웃고 조롱하는 모닥불 가에
수제자 베드로의 비겁함
옷을 나눈 로마군병의
흙먼지 일은 황막한 심령
버림받은 고독함이
못 박힌 양손과 발에 저려오고
피와 물이 쏟아져 내려
정신마저 혼미하나
아버지여 저들이 알지 못하오니
용서해 주소서
마지막 힘을 다한 용서의 기도가
골고다 고난의 산정에
사랑은 눈물과 피가 되어
제 영혼에 부어내리오니
땅도 바다도 울고
해도 빛을 잃어 버린
하나님의 아픔이셨나이다.
주여!
저는
참지 못해 비겁하게 되고
혈기로 넘어지고
체면 때문에 낙심하는 못난 죄인입니다
적은 고난에도 주저하며 핑계를 대고
적은 오해에도 뒷걸음질하는
제가 진정 십자가의 사람인가를
스스로 물어 엎드리나이다.
십자가 앞에서
진실을 회복하게 하시고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